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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시장 양분화...트럼프 중국 관세 145% 충격에 10년물 금리 4.5%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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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시장 양분화...트럼프 중국 관세 145% 충격에 10년물 금리 4.5% 급등

관세 여파로 달러지수 100선 붕괴, 36조 달러 국가부채 불안 고조
 2025년 4월 9일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4월 9일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관세 정책 충격으로 미국 국채 시장이 단기물과 장기물로 완전히 양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현지시각)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관세 정책으로 중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시장 불안이 깊어지고 있다.

배런스는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지난 83.85%에서 114.5%까지 급등했으나, 2년물은 3.8%에서 4% 미만으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관세 발표로 인한 충격이 장기 채권에 차별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브라이언 렐링 글로벌 채권 전략 책임자는 "현재 상황은 자본 도피처럼 보인다. 일종의 미국 자산 판매 거래"라고 분석했다. 채권 전략가들은 단기 국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유로 "안전자산 효과가 더 강하고, 2년물 수익률이 연준의 금리 목표치에 더 많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UFG의 조지 곤칼베스 미국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채권 시장에는 두 가지가 있다. 앞쪽 끝(단기)이 있고 이제 다른 쪽 끝(장기)이 있다""국채 시장은 관세로 인한 힘의 결과로 분절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와 금융 위기 동안에도 비슷한 영향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 미국 부채 36조 달러 돌파...GDP 124% 수준으로 확대

또한, 지난 24일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부채는 20252월 현재 362100억 달러(51599조 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124%, 부채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국가부채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개인, 기업, 주정부, 연방준비제도, 외국 정부에 빚진 '공공부채'가 전체의 약 78%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사회보장 및 메디케어와 같은 정부 신탁기금에 빚진 '정부 내 보유액'이다.

이러한 막대한 국가부채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미국 경제와 글로벌 무역 환경에 추가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 관계는 국제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시장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준의 관세 정책을 발표했으며, 특히 중국에 대해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125% 보복 관세로 대응했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에서 4000억 달러(570조 원) 이상의 상품을 수입했고, 1500억 달러(2137000억 원)을 수출했다.

시장 압박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일부 관세를 90일간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는 유지했다. 이후에도 달러 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100선을 일시적으로 하회했다. 배넉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바닥을 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달러 지수가 2주 연속 하락했다"고 언급했다.

◇ 국채금리 급등의 파급효과...주택대출·기업자금 조달 압박

10년물 국채 수익률 급등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소비자 및 기업 대출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상승은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세 정책과 국채 시장의 상호작용은 경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는 장기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며, 이는 다시 경제 전반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렐링은 "관세는 시장의 주요 관심사"라며 "주가 하락과 함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일부 헤지펀드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포지션을 강제 청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는 "미국 정부의 완전한 신뢰와 신용"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 수단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관세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의 미국 자산 이탈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며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20251월 기준으로 미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약 7600억 달러 상당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챈들러 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데이터에 따르면 외국 중앙은행 및 기타 정부 기관들은 이번 주에 국채 매입을 늘렸다""중국이 국채를 매각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중국이 왜 국채를 팔겠는가? 그건 그들에게도 해를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대규모로 미국 국채를 매각할 경우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보유 중인 나머지 국채 가치도 함께 하락하는 자산가치 손실을 입게 된다. 대신 그는 중국이 반도체, 전기차 등 핵심 기술에 사용되는 희토류 광물 가공 통제력을 더 효과적인 경제적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후속 경제정책과 의회의 예산안 통과 여부에 따라 국채 시장과 달러 가치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 타격이 가시화될 때까지 미국 국채 시장의 분열 상황과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매체는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