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전반 부진 속 물가지수 50.8로 2년 만에 최고치

베타파이 어드바이저 퍼스펙티브즈(VettaFi Advisor Perspectives)가 지난 15일 발표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설문조사'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사업여건지수는 지난달 26포인트 급락 후 12포인트 반등한 -8.1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측치 -12.8보다는 양호했으나 여전히 기준선인 0 아래에 머물러 제조업 위축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신규 주문 지수는 -8.8, 출하량 지수는 -2.9로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해 주문과 선적 모두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충족 주문은 소폭 증가했으며, 재고지수는 7.4를 기록해 기업 재고가 계속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배송 시간은 변동이 없었고, 공급 가용성 지수는 -5.7로 하락해 공급 가용성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관련 지표에서는 직원 수 지수가 -2.6을 기록했고, 주당 평균 근로시간 지수는 -9.1로 하락해 고용 수준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근무 시간은 뚜렷하게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물가 지수가 4개월 연속 상승하며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불물가지수는 6포인트 상승한 50.8을, 수령가격지수는 6포인트 오른 28.7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제조업 부문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6개월 전망 -7.4로 하락..."역사상 드문 비관론적 전망"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체들의 미래 전망도 크게 악화됐다. 6개월 후 일반사업여건을 예측하는 미래 지수는 20포인트 급락한 -7.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개월간 누적 44포인트가 하락한 수치로, 조사 역사상 몇 차례 발생했을 뿐인 극히 비관적인 전망이다.
기업들은 향후 몇 달간 신규 주문 및 출하량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자본 지출 계획도 평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투입 및 판매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고, 향후 6개월 동안 공급 가용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부진은 뉴욕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국 전역의 제조업 동향에서도 확인된다. VettaFi Advisor Perspectives의 지역별 제조업 지수에 따르면 3월 기준 5개 주요 연방준비제도 지역 중 필라델피아(+12.5)를 제외한 엠파이어 제조업(-20.0), 리치몬드(-4.0), 캔자스시티(-6.4), 댈러스(-16.3) 지수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지역 평균은 -4.0으로 집계됐다.
전국 제조업 동향을 나타내는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월 기준 49.0으로, 확장과 위축의 기준선인 50에 근접했으나 여전히 위축 영역에 머물러 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뉴욕주 소재 약 2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된다. 이 지수는 2001년 7월부터 집계되기 시작했으며, 0 이상은 경기 확장, 0 미만은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2024년 하반기에 2.5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영역에 도달했으나, 2025년 초 몇 달 동안 다시 마이너스 구간으로 하락했다. 역사적으로 이 지수는 2008-2009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제조업 부문의 지속적인 위축과 함께 물가 지수 상승이 맞물린 것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 있는 요소"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엠파이어 지수의 역사적 비관론은 실물경제 침체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신호"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