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산업통상부 장관 방한해 K2 전차·KSS-III 잠수함·천궁-II 미사일에 관심 표명"

아미 레코그니션(Army Recognition)은 지난 17일 "모로코가 한국에서 고위급 회담을 가진 후 K2 흑표 전차 구매 가능성에 더 가까이 다가섰다"고 보도했다.
앞서 모로코 현지 언론 로피니옹(L'Opinion)도 지난 11일 "한국과 모로코의 경제적 관계가 발전함에 따라 모로코가 이제 한국의 군사 장비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랴드 메주르 모로코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서울을 방문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희상 경제외교조정관 등 한국 관계자들과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비공개 소식통에 따르면 메주르 장관은 회의 중 K2 전차를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K2 주력전차는 현대로템이 개발·생산한 3.5세대 전차로, 자동 장전장치가 탑재된 120mm L/55 활강포를 장착해 분당 10발의 발사 속도를 제공한다. 표적 자동 추적, 지휘관용 독립 파노라마 조준경, C4I 전투체계 통합 등 첨단 사격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번 방한에서 메주르 장관은 K2 외에도 KSS-III(도산안창호급) 잠수함과 천궁-II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체계에도 관심을 표명했다. KSS-III는 3000톤급 잠수함으로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수직발사관을 갖췄으며, 천궁-II는 항공기, 순항미사일, 탄도탄을 요격하도록 설계된 미사일 체계다.
모로코가 조달 협상을 추진할 경우, K2 전차에 공식 관심을 표명한 최초의 아프리카 국가가 될 전망이다. 한국의 K2 전차는 이미 폴란드에 180대가 수출됐으며, 현지 생산을 통해 최대 820대가 추가될 예정이다.
◇ 미국산 에이브럼스 대비 기술적 우위... 현대로템 철도사업과 연계 시너지 기대
K2 흑표는 모로코가 현재 운용 중인 미국산 M1A1SA 에이브럼스 전차와 비교해 여러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다. 특히 자동 장전장치를 통해 승무원을 4명에서 3명으로 줄이고 더 높은 발사 속도를 제공한다. 또한, 에이브럼스에는 없는 유압식 현수장치를 통해 다양한 지형에서 차체 자세를 조정할 수 있어 기동성과 적응력이 향상된다.
K2는 자동 표적 추적 및 저공 비행 항공기 탐지가 가능한 최신 사격통제시스템을 갖췄다. 반면 M1A1SA는 수동 장전으로 인해 4명의 승무원이 필요하다. 다만 M1A1SA도 견고한 장갑과 1500마력 가스터빈 엔진을 통해 비슷한 속도와 전장 기동성을 제공한다.
현재 모로코는 총 1100여 대의 전차를 운용 중이며, 이 중에는 M1A1SA 에이브럼스 222대와 최신형 M1A2 SEPv3 에이브럼스 162대가 포함되어 있다. 이 밖에도 성능개량된 M60 패튼 340대, 중국·파키스탄산 VT-1A 54대, T-72 계열 87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메주르 장관은 방한 기간 현대로템 이용배 대표이사, 넥센타이어 김현석 사장, 삼성전자 정승 부사장 등 한국 기업 주요 인사들과도 만났다고 로피니옹은 보도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K2 전차 외에도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 및 무역·투자 촉진 프레임워크(TIPF) 수립 등 양국 간 경제 협력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특히 현대로템은 지난 2월 모로코 국영 철도청(ONCF)과 15억 유로(약 2조4000억 원) 규모의 2층 전동차 168대 납품 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철도 부문에서의 협력이 방산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모로코는 대한민국 정부가 2022년 도입한 외교정책 전략에 따라 '글로벌 중추적국가'로 지정됐다. 이는 한국의 외교·경제 관여 확대를 위한 중요 지역 파트너임을 의미하며,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모로코의 지리적 위치와 대서양 무역로 접근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